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불안한 마음이 먼저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금 시선을 바꿔 보면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새로운 일을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컴퓨터가 등장했을 때도 사라지는 직업만 이야기되었지만 결국 IT 산업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시장이 생겼듯이, AI 역시 누군가의 일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내고 있는 과정처럼 보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AI를 잘 쓰는 사람’ 자체가 하나의 능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사라질 직업보다 오히려 가치가 더 높아질 직업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느껴졌습니다. 현재 흐름을 보며 AI 시대에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느껴지는 직업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1. 1순위 : AI 활용·관리 직군 (AI 코디네이터 / 프롬프트 설계자)
AI가 발전할수록 아이러니하게도 AI를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의 가치가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
같은 AI를 사용해도 누가 어떻게 질문하고, 어떤 방향으로 결과를 수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의 수준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혹은 AI 활용 전문가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질문을 입력하는 수준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맥락을 설계하고, 여러 번 수정하며 최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하나의 기술처럼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에서도 AI를 도입했다고 해서 바로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직에 맞게 AI를 적용하고 관리할 사람이 필요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AI를 연결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해지는 구조입니다. 앞으로 5년 안에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AI 활용을 담당하는 역할이 자연스럽게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실제로 마케팅, 기획, 개발,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 능력이 업무 평가 요소로 포함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이미 많은 직무에서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생산성 차이를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직업이 독립된 직군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기존 직무의 필수 능력으로 흡수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직업이라기보다 ‘모든 직업 위에 추가되는 능력’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이며, 결국 AI를 다루는 사람이 AI에게 일을 맡기는 구조가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2. 2순위 : 인간 경험 기반 콘텐츠 제작자
AI가 글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사람의 경험이 담긴 콘텐츠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정보 자체는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지만, 실제 경험에서 나오는 감정이나 개인의 시선은 아직 AI가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행 후기나 일상 기록, 특정 순간의 감정을 담은 글은 단순한 정보 이상의 공감을 만들어내며, 이 부분은 여전히 인간 콘텐츠의 강점으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 콘텐츠 시장을 보면 정보 전달형 글보다 경험 중심 콘텐츠가 더 오래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답이 없는 그런것들이요.
독자들은 이미 정보는 어디서든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누가 이야기하느냐’에 더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개인 브랜딩이나 뉴스레터, 블로그, SNS 기록들이 하나의 자산처럼 여겨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AI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사람 냄새가 나는 글이 더 눈에 띄는 역설적인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콘텐츠 시장 경쟁이 이미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누구나 안정적인 직업으로 이어갈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경험을 축적하고 자신만의 시선을 만들어가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는 전문성뿐 아니라 ‘경험의 진정성’ 자체가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3순위 : 인간 중심 서비스 직군 (상담·교육·케어 분야)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사람과 직접 마주하는 직업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상담사, 코치, 교육자, 돌봄 서비스 종사자처럼 인간의 감정과 관계가 중요한 직업은 AI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AI 상담 서비스가 등장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사람과의 대화를 더 신뢰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사람들이 상담을 하고싶은건 해결과 조언이 아닌 그냥 공감과 들어주는 걸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감정 공감이나 상황 맥락 이해, 책임 있는 조언은 단순 데이터 분석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삶의 고민이나 진로 문제처럼 정답이 없는 영역에서는 사람의 경험과 태도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AI는 보조 도구로 활용되더라도 최종적인 판단과 관계 형성은 인간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고령화 사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돌봄과 교육 분야의 수요는 오히려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술이 편리함을 제공할수록 인간적인 연결을 원하는 욕구도 함께 커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물론 일부 교육이나 상담 영역은 AI 보조 시스템으로 변화할 수 있지만,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사람의 역할이 더 강조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결국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다움 자체가 하나의 전문성이 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무리글
AI 시대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종종 무엇이 사라질지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꾸면 새로운 기회 역시 동시에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술은 결국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여전히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특정 직업 자체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도 자신만의 역할을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함일지도 모릅니다. AI가 많은 일을 대신해 주는 시대가 올수록, 인간다운 경험과 판단, 관계의 가치가 오히려 더 선명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래는 아직 정해져 있지 않지만, 적어도 변화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이 함께 열리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